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덜컥 탈이 났다.
운영자 2018-11-26 추천 1 댓글 1 조회 162

노년의 감사 - 일상의 기적


덜컥 탈이 났다.


유쾌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했는데 갑자기 허리가 뻐근했다. 자
고 일어나면 낫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웬걸, 아침에는 침대에
서 일어나기조차 힘들었다. 그러자 하룻밤 사이에 사소한 일들이 굉장
한 일로 바뀌어 버렸다. 세면대에서 허리를 굽혀 세수하기, 바닥에 떨
어진 물건을 줍거나 양말을 신는 일, 기침을 하는 일, 앉았다가 일어
나는 일이 내게는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.


별수 없이 병원에 다녀와서 하루를 빈둥거리며 보냈다. 비로소 몸의
소리가 들려왔다. 실은 그동안 목도 결리고, 손목도 아프고, 어깨도
힘들었노라, 눈도 피곤했노라, 몸 구석구석에서 불평을 해댔다. 언제나
내 마음대로 될 줄 알았던 나의 몸이, 이렇게 기습적으로 반란을 일
으킬 줄은 예상조차 못했던 터라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중이다.


이때 문득 들은 얘기가 떠올랐다. “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
걷는 것이 아니라,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.” 예전에 싱겁게 웃어
넘겼던 그 말이 다시 생각난 건, 반듯하고 짱짱하게 걷는 게 결코 쉬
운 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었기 때문이다. 괜한 말이 아니었다. ‘아
프기 전과 후’가 이렇게 명확하게 갈라지는 게 몸의 신비가 아니고 무
엇이랴 !


사나흘 노인네처럼 파스도 붙여 보고 물리치료도 받아 보니 알겠다.
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. 크
게 걱정하지 말라는 진단이지만 아침에 벌떡 일어나는 일이 감사한
일임을 이번에 또 배웠다. 건강하면 다 가진 것이다.


오늘도 일상에 감사하며 살자!


< 소설가 박 경리의 글 중에서 >​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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