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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림절 첫째 날 “내가 곧 가겠다.” 박찬호 2019-12-0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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http://npeace.org/bbs/bbsView/23/5660533

대림절 첫째 날 “내가 곧 가겠다.”

 

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지금은 멈춤과 기다림의 계절입니다. 나무들은 이
제 물을 빨아들이지 않습니다. 빛을 받아들일 잎도 떨어뜨려 버렸습니다. 그
렇게 멈추어서 새로운 시작을 기다리는 것입니다. 멈춤과 기다림으로 새로운
시작을 준비합니다.


현대 도시생활의 비극은 어쩌면 이 멈춤과 기다림을 상실한 데 있지 않을까
요? 겨울을 잃어버렸습니다. 멈추었다가는 뒤처지거나 퇴출당할지도 모른다는
강박감에 시달립니다. 도시의 겨울은 조용히 멈추어 기다리는 계절이 아니지
요. 더욱 분주하고 바쁩니다. 이중삼중으로 막혀버린 생활공간에는 이미 겨울
이 없습니다. 겨울이 없으니 어찌 봄이 오겠습니까? 봄이 없으니 무엇을 기다
리겠습니까?


구약성경의 마지막 책 말라기와 신약성경의 마지막 책 요한계시록은 기다림
의 책입니다. 말라기는 페르시아가 지배하던 시기의 예언자입니다. 이스라엘
은 기다리고 기다리며 수백 년을 기다려왔지만, 세상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었
지요. 불의와 타협하고 권력에 아첨하는 자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어 버렸
습니다. 우직하게 하나님만을 바라고 기다리는 사람들은 고통 받고 손해만 보
는 세상입니다.‘못된 짓을 해야 성공하는 세상’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됩니
다. 희망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. 어찌 해야 할까요? 이래도 더
기다려야 하나요? 하나님께서 살아 계시다면 어찌 이럴 수가 있습니까? 그러
나 바로 그때야말로 하나님을 기다려야 할 때라고 말라기는 외쳤습니다. 하나
님이 계시지 않는 것 같은 세상 속에서,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하나님을
두려워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기다리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.


요한계시록의 때도 절망의 시기였습니다. 민족은 뿔뿔이 흩어지고 성전은 흔
적조차 없이 허물어진 지 오래였습니다.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도 극에 달
해서 더 이상 견디어 내기 힘든 때였습니다. 모든 것은 다 끝났다고 신앙을
저버리는 배교의 시대였습니다. 이제 더 이상 신앙이 무슨 의미란 말입니까?
그러나 바로 그때에 요한은 기다림의 신앙을 촉구했습니다. 그 역사의 어둠
속에서 빛을 보았고, 그 역사의 파국에서 새로운 시작을 바라보았습니다. 다
시 오겠다고 약속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.


이제 대림절이 시작되었습니다. 잠시 멈추는 건 어떨까요. 우리의 마음이 너
무 각박하고 우리의 생활이 너무 분주해서 기다림을 잃고 살아오지는 않았나
요? 우리의 일상은 너무도 무신(無神)적이고, 너무도 반생명적이지 않은가요?
우리를 멈출 수 없도록 그리도 몰아붙인 것은 또 무엇입니까? 이제는 우리도
멈추어서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요?​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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