새로운 계절 맞이
추석에는 가족들이 모여 맛난 음식을 나눈다. 음식을 하기 위해서 우선 요리
의 재료를 준비해야 한다. 이 재료에 옛 쓴 뿌리 같은 것이 붙어 있다면 좋은
음식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우선 지저분한 것들을 말끔히 잘라 버려야 한다.
절단해야 할 3대 불순물은 쓴 기억, 미움, 질투이다.
상대와의 마찰이나 원만치 못한 관계에서 남아 있는 쓴 기억은 많은 경우는
수십 개, 적은 사람도 몇 개는 남아 있다. 이것들을 붙여둔 채 재료를 쓰면 그
요리는 써서 먹을 수가 없다. 미움도 재료에서 잘라 버려야 한다. 미움을 안은
채 지내는 것은 쓰레기를 안고 새집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. 절단할 또 다른 뿌
리는 질투이다. 경쟁의 대부분은 질투에서 출발한다. 질투는 숨어있는 악마로
서 시한폭탄을 품에 안고 사는 것과 같다. 묵은 질투를 말끔히 잘라버리고 새
요리를 시작해야 한다.
묵은 부착물들을 잘라버린 뒤에는 요리 재료를 물에 깨끗이 한 번 헹구는 것
이 좋다. 이 때 씻어버릴 잔 때 세 가지가 있다. 오해, 체면, 가식이다. 오해라
는 것을 씻기 위해서는 서로를 잘 알아야 한다. 대부분의 오해는 커뮤니케이션
(교통)의 부족에서 온다. 따라서 대화의 길을 트고 더 솔직하게 자신을 개방하
면 오해는 눈과 같이 녹아진다. 체면을 세우기 위하여 가족 간이나 이웃 간에
교통이 두절되어 있는 경우가 참으로 많다. 체면 때문에 중요한 것을 잃게 된
다. 가식도 헹구어 없애야 할 잔 때이다. 자랑, 위선, 자기광고 등은 잠깐 뒤에
는 다 드러날 것들이기에 짊어지고 있을 것이 못 된다.
이제 요리의 재료 준비는 다 되었다. 자를 것은 자르고, 씻을 것은 씻었다.
이 재료들은 본래 ‘시간’이라고 부르는 창고로부터 내왔는데, 거래 규칙에 의하
면 이것들은 다시 돌려줄 수는 없게 되어 있다. 따라서 잘 쓰든 잘못 써서 쓰
레기통에 들어가든 써야만 한다.
그럼 요리로 들어간다. 모든 요리에는 조미료 열 종류를 골고루 넣어야 제 맛
이 난다. 인내, 정직, 용기, 희망, 친절, 일, 휴식, 유머, 믿음, 이렇게 신중하게
선택된 열 종류의 조미료를 사용하면 최고의 요리를 만들 수 있다. 이 조미료
들에 대하여 한 마디씩만 코멘트를 하겠다.
인내는 최후의 승리를 약속하는 비장의 무기이다. 정직은 나의 비중을 높이는
열쇠이다. 용기는 꿈을 실현하는 마술의 무기이다. 희망은 전진의 에너지이다.
친절은 모든 쓴 것을 달게 만드는 감초와 같다. 일은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.
휴식은 다음을 위한 힘의 비축이다. 유머는 봄바람 같다. 싸늘한 것을 포근하
게, 딱딱한 것을 부드럽게 만든다. 믿음은 인간의 뿌리 찾기이다. 여기에다 각
자의 다짐과 기도를 합하면 훌륭한 요리가 될 것이다.
< 어느 묵상 자료집에서 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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